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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수술 #3] 갑상선 로봇수술 수술 시행 (feat.애낳는거보다 아팠다!!)

자곡동감성쟁이 2024. 11. 15. 20:34

진짜 제왕절개 두 번 포함 전신마취가 네번째인데 이번만큼 아팠던 경험이 없다. 결론!!! 제왕절개보다 힘들었다!!! 제왕절개는... 좀 아팠어도 애기 덕분에 엔돌핀이 나와서 빨리 나으려고 운동을 열심히 했던 기억밖에 ㅎㅎㅎ 정말 두번째날은 생각하고싶지도 않.... ㅠㅠ

오전이 되자, 주사바늘을 꼽기 시작하는데 그때부터 뭐랄까... 현실감이 퐉!! 느껴지는 것이 심장이 두근거렸다. 코로나 때문에 보호자는 엘리베이터까지만 같이 갈 수 있었다. 엄마 또 기절(!)하실까봐... 삐삐머리 기념사진이라도 찍어달라며 너스레를 떨며 긴장을 풀었는데. 엘베 타자마자 심장이 두근두근;;; 나머지는 오롯이 홀로 가는 길(간호사샘, 의사샘들이 보이긴 하더라). 인생을 체념하게도 되고, 주마등(?)같은 것도 지나게 되고. 

 

 

엘베를 타고 수술장인 5층에 내리는데 "두려워 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크리스쳔 병원인 덕분에 마음의 위로가 되는 문구들이 정말 여기저기 써 있었다. 아무것도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난 그게 참 위로가 되더라. 괜히 눈물이 나는게 문제긴 했지만;; ㅠㅠ 수술실 입구에서 나오는 찬양도 마음의 안정에 참 도움이 된듯. 이때부터는 "한 숨 자고나면 괜찮아질거야." 믿으며.... 마취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수술 상황을 거의 실시간으로 문자를 통해 알려주는데, 엄마가 마지막에 전화가 와서 수술실에 가보니... 마치 애기를 낳으면 인큐에 아이를 데리고 나와 설명을 해주듯(?) 수술한 덩어리를 가지고 나와 이것을 요렇게 떼었다 하시면서,  담당 선생님이 수술이 잘 되었다는 설명을 해주었다고 한다.

근데 그 때 본 결절덩어리(?)의 크기가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엄마 주먹보다 쬐금 작은. 큰아이 주먹만한 크기였다며... 그걸 어떻게 달고 살았냐 하셨다;;

수술 끝나고 1차로 느낀건... 왼쪽 목이 뭔가 휑해졌다... 라는 느낌이었고 ㅎㅎ(뭔가... 시원하달까... 홀가분하달까...) 그리고 원래 일자로 똑바로 눕지를 못했었는데, 일자로 눕는 스스로를 느끼며 아픈 가운데에서도 신기방기 했었더라는. ㅎㅎ

 

 

회복실에서 수술이 끝나자마자..........했던 말이 있다.

"너무 아파요..." (다행히 목소리가 나왔다..... 우려했던 성대마비는 다행히 피한 것으로;;)

-_- 진짜 너~~~~~무 아팠다. 원래 엄살이 없는 편인데 제왕절개때보다 한 3배정도 아픈 느낌. 제왕절개는 지방이 있는 배쪽인데다 이쁜 애기까지 있고 하니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견디기가 나았는데, 아... 이건 목과 입술과 턱의 생 살을 후벼 파놓은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ㅠ 게다가 제왕은 마약진통제를 내가 넣고싶을때 넣으면 되서 계속 눌러댔었는데!!! 이건... 마취제를 개당 5만원인가;;(설명도 엄청 열심히 해주심) 비급여라며 몇개만 딱 구비해놓고 시간에 맞춰서 넣어주더라... 들어갈 때는 좋은데 약빨이 다하면 미치게 아픔.. ㅠ

"수술은 잘 됐어요. 성대도 괜찮구요. 그런데 이제 일어나셔야 해요~ 이렇게 움직이시면 안되는데~ 심전도 줄이 다 빠졌어요!"

수술 후 처음 들은 목소리. 빨리 일어나라고 나를 흔들어 깨우는 의사샘들의 성화에 못이겨 입원실로 다시 왔는데 하아.. 너무 아픈데다 압박 붕대까지 하고 있어 숨이 잘 안쉬어지는 거였다. 어떻게 자세를 잡아도 아프긴 매한가지.........5분에 한번씩 자리를 바꿔가며.... 속으로 엉엉울며 잠이 들었던 수술 당일이었다.;;;

원래 수술 깨어난 뒤 두 시간은 자면 안된다는데.......차라리 잠이라도 자야 이 고통을 잊겠다 싶어 계속 헤롱거렸던 날.

누워 아프면서도 암은 제거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폭력이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ㅜ 입술은 찢어진 채 얼기설기 박음질 당해있고 (물론.. 수술동의는 했었으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턱 피부를 지나 목 언저리에서 로봇이 온 동네방네를 휘저어놓은듯.... 피부가 들뜨고 멍이 들어있었으며, 팔에는 전해질, 영양제(수술당일 12시부터 계속 금식을 했으니), 항생제, 진통제가 무겁게 4개가 달려 계속 밀고 들어왔다.

어떤 주사는 (아마도 해열제였던듯..) 들어오는데 고통이 너무 심해서 정말 깜짝 놀라기도 했다.그런 고통의 도가니탕 속에 빠져서 잠도 이루지 못하고 계속 뒤척였던 게 두번째 날이었다....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은 느낌... 그렇게 몸도 얼굴도 붓고. 너무너무 힘들었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