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갑상선암수술 #10] 열흘만에 첫 샤워!!! ^^

자곡동감성쟁이 2024. 11. 16. 17:05

오늘은 학교를 걸어다녀왔다. 벌써 봄이 온 것만 같다. 한 번 걸어다녀 오는 길을 체크해보니 7천보 거리정도 되는 듯^^ 날이 좋아지면 앞으로도 쭉 아이들 등원길, 나의 등교길을 계속 걸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는길 가는길 하정우의 "걷는사람 하정우" 오디오북을 들었는데... 너무 좋았다. 사실 태어나 오디오북을 처음 들어본다. 만보걷기 하는 사람들이 추천하는 오디오북 듣기를 잘 한 것 같고, 오디오북 중에서도 하정우의 책을 선택한 것은 정말 더 잘 한 것 같다. 걷는 것이 얼마나 의미있는 일이고, 그걸 많은 사람들이 이미 하고 있으며, 어떤 Tip이 있는지까지 들을 수 있다. 걸으면서 책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이라니... 세상이 이런 점에서 참 좋아졌다 느낀다. 덕분에 한시간 반정도의 산책길이 새로운 배움과 자극으로 채워진 것 같다. 충만한 시간이었다.

 

마트를 걸어다녀왔다. 딸기가 너무 먹고 싶은데 어제 산 딸기를 어제 다 먹어버렸기 때문. 아... 나는 딸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구나 새삼 깨닫는다. 날 닮아 딸기를 게눈 감춰버리듯 먹던 아들래미들 얼굴이 떠올라 피식 웃음도 났다. 떨어져있긴 하지만 보고싶다며 30분에 한번씩 영상통화를 걸어대는 아들래미들.... ㅎ암튼, 내가 먹고싶은 딸기를 사기 위해 마트까지 걸어다녀오는 이 길이 낯설고 재밌고 감사하다. 잊고있던 나를 다시 찾는 기분이다.

다녀오니 만보를 훌쩍 넘겼다.

 

공식적으로 수술 일주일차가 되었다. 일주일동안 머리를 안감아도.. 대강 살아진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운 발견처럼 느껴진다 ㅎㅎㅎㅎ;;;;;만보를 걷고 땀을 빼고 샤워를 했다. 하아..........그 따스함. 그 개운함이란!! 말로 형용할 수가 없다.

정말 감사하다. 이렇게 따뜻한 물에 평화롭게 씻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에.

아래 턱과 입술 사이를 잔인하게(!) 찢었다가 수술실로 엉기게 묵어놓았던 녀석들 때문에 죽만 먹으며 하루하루 불편했었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봉합해두었던 수술실들이 대체 다들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인지 녹아 없어져있었다...!! 참 신기하기도 하지... ㅎ 회복중인 Scar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여전히 목 경직이 남아있고. 주사기로 물을 빼낸 자리가 화끈거리며 뜨겁다. (ㅠㅠ)  목소리는 많이 돌아왔는데, 높은 음을 내지 못한다... ㅠㅠ 오래 말하면 목이 다시 경직되고 지침.. 이 부분만 없으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시간만이 해결해줄 수 있는걸까?

직장에서 슬슬 전화가 오기 시작한다. 하아.. 레이스의 시작이구나.

그래도 봄이 좋다.